잡담

개발자로서의 마지막을 생각하며.

eodevelop 2025. 4. 9. 16:08

한동안 방치했던 블로그를 다시 시작해볼까 합니다.

최근 내수 시장의 침체와 AI 기술의 급속한 발전으로 인해 신입 개발자들이 점점 설 자리를 잃어가고 있습니다. 어느 정도 경력을 쌓은 개발자라 할지라도 최상위 수준의 실력을 갖추지 않으면 앞으로 살아남기 어려운 시대라는 생각이 듭니다.

최근 Cursor IDE에 MCP까지 결합해 사용해보면서, 개발 환경이 얼마나 급격히 진화했는지 몸소 느끼고 있습니다. 몇 년 전만 해도 사람이 직접 고민하고 오랜 시간 투자해서 해결해야 할 것들을, 이제는 AI가 너무나도 자연스럽고 빠르게 대신해주고 있는 현실이 놀랍기만 합니다.

이런 변화 앞에서 처음엔 '더 노력해서 상위권 개발자가 되자'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이내 'AI가 이렇게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데, 그 상위권 개발자의 자리도 급속도로 줄어들지 않을까?' 하는 근본적인 의문이 머릿속을 채우기 시작했습니다.

이런 고민들을 하다 보니, 지금 같은 시대에 내가 과연 무엇을 할 수 있을지 깊은 회의감이 찾아왔습니다. 솔직히 명확한 해답은 없었습니다. 결국엔 '할 수 있는 게 없구나'라는 무기력한 생각마저 들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가만히 앉아서 포기할 수는 없기에, 마지막으로 발버둥이라도 쳐보자는 마음으로 다시 일어서기로 했습니다. '적어도 개발자로서 열심히 노력은 해봤다'는 말이라도 할 수 있게, 뭐라도 해보자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저는 뛰어난 개발자가 아니었습니다. 나름 노력하며 달려왔다고 생각했지만, 그 노력의 방향이 옳았는지는 여전히 잘 모르겠습니다. 업계에 공공연히 퍼져 있는 '개발자는 끊임없이 노력해야 한다'는 말에 나도 모르게 가스라이팅된 사람처럼 항상 무언가를 하고 있었습니다. 비록 지금까지의 결과가 기대만큼 좋진 못했지만, 이번을 제 개발자 인생의 마지막이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보려고 합니다.

앞으로 제가 노력하며 겪는 경험과 과정들은 틈틈이 블로그에 기록할 생각입니다. 읽는 사람은 거의 없겠지만, 혹시라도 우연히 지나가는 분이 계시다면 '이렇게 살아온 사람도 있구나' 하고 잠시나마 기억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